조태열 "北 대사에 악수 청했는데 피해"
(비엔티안=박세림 기자)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둘째 날인 27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안보포럼(바카라) 등 다자 무대가 연쇄 개최되는 가운데, 바카라 의장성명에서 북러 규탄 메시지가 담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25일 저녁 라오스 비엔티안에 도착해 아세안 일정을 소화 중에 있다.
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 정부대표를 비롯해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등 30여 개국이 바카라했다.
북한 측 대표로는리영철 주 라오스 북한 대사가 26일 밤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계기 바카라국 주재 갈라 만찬에 모습을 드러내며, 최선희 외무상의 불참이확실시됐다.
조 장관은 이날 만찬이 끝나고 나오는 길에 만난 취재진들의'북한 측과 대화했느냐'는 질의에 "(대화)하려 했는데 안 됐다. 악수하려 했더니 (리 대사가) 피했다"며, "상대가 반응을 안 바카라데 뭐라고 하겠느냐"고 답했다.
조 장관이 리 대사에게 말을 걸기 위해 팔을 뻗었지만, 리 대사가 응하지 않은 모습은카메라에도 포착됐다.
아세안 계기열리는 EAS, 바카라 등다자무대에서는 대립하는 여러 국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북러 밀착, 남중국해, 미얀마 사태 등 사안을 두고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조 장관은 앞서 25일 도어스테핑에서 "(바카라 밀착) 관련 문안 조율이 진행 중으로 예단하지 않겠다"면서도, "매년 이맘때 쯤이면 한반도 이슈를 두고 어려운 문안 과정을 거쳤는데, 금년이라고 특별히 더 어렵거나 쉽거나 하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분명한 입장을 아세안 국가들에게 외교채널을 통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가 준 군사동맹 수준의 조약을 맺는 등 국제질서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작년에 합의한 문안 이상의 내용이 반영될지는 의문이다. 우리 정부도 이를 고려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채택된 바카라 의장성명에는 "모든 관련 당사국들이 평화적 대화를 재개하고 비핵화 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 실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회의에서는또 다른 쟁점인 남중국해와 미얀마 사태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한 정부 입장은 역내 핵심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이 역내 번영에 필수적으로, 남중국해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은 아니지만, 남중국해가 불안해지면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편, 다자회의 시 한국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러시아 옆자리에 앉게 된다. 이에 조 장관과라프보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계기에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