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이야기 / 북한이탈주민,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 남북하나재단
(글, 박선희 기자 / 사진, 허영철 기자)

“중요한 것은 노동이 주는 즐거움과 자부심입니다. 우리가 복구한 토토사이트추천를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사명감도 생기고 괜히 뿌듯했어요.”
토토사이트추천 복구에 필요한 장비와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는 넓은 공간에 노란 정비차 한 대가 들어섰다. 빨간 안전모에 유니폼을 입은 40대 중반 남성이 차에서 내리더니 사무실로 성큼 들어섰다.
쩍 벌어진 어깨, 일정한 보폭, 조직 생활에 익숙한 사람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서부토토사이트추천에서 3년째 공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편명식 씨다.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서부토토사이트추천는 마포구 등 5개 구의 도로를 관리한다. 폭설과 폭우, 교통사고 등으로 파손되는 도로를 임시 복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편 씨는 2014년까지 북한 국경경비대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했다. 제대 후 국경경비대 산하의 지도원으로 일했다. 개인 사정으로 몇 차례 보위부 감옥생활도 했다. 부패한 북한 체제에 환멸을 느끼고 미래도 보이지 않아 2017년 12월 압록강을 넘어 다음 해 6월 남한으로 입국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남한에서 열심히 일해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새로운 곳에 왔으니 남한 문화와 일하는 시스템을 먼저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밑바닥부터 경험해보자고 결심하고 건설 현장에 뛰어들어 타일 붙이는 작업, 목공일, 청소까지 닥치는 대로 일했어요. 솔직히 너무 힘에 부쳤어요. 그러다가 작은 철강회사에 취직했어요.”
이 회사에서 각종 특수강이나 주물을 다루고, 철재를 절단하는 일도 했다. 한창 일에 익숙해갈 무렵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회사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일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그 무렵 아들이 태어났다. 세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어깨는 점점 무겁기만 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 등 다양한 곳에서 일을 했다. 납품 전문회사에 다닐 때는 운전이 서툴러 거래처를 찾지 못하고 그 주변을 여러 번 돌았던 적도 있었다.
네 번의 도전, 그리고 합격
매일 한숨 속에 살았고 취업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어느 날 서울 토토사이트추천하나센터 취업 담당 전문상담사, 사회복지사와 상담을 하게 되었다. 일자리 정보를 얻었고 면접에 필요한 서류와 작성방법에 대한 도움도 받았다.
공무직이 정년이 보장되고 급여 등 근무 환경도 희망하는 수준만큼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하나센터 상담사의 도움으로 강서토토사이트추천 공무직에 처음 도전했다. 시험장에 도착하니 1명을 뽑는 데 18명이 지원했다. 면접은 통과했지만 체력 시험에서 탈락했다.
처음에는 경쟁률이 치열해서 그런가 생각했다. 그는 강서 환경미화원 공무직에 다시 도전했다. 시험장에 도착한 순간 두 눈을 의심했다. 5명을 채용하는 데 80명의 쟁쟁한 도전자들이 응시한 것이다. 이번에도 탈락했다. 한국철도공사 공무직에도 도전했지만 또 불합격이었다.
시험에 떨어질 때마다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났다. 올라가지 못할 나무를 바라보며 시간만 낭비하는 건 아닌지 고민도 깊어갔다. 심지어 북한처럼 윗선의 입김으로 미리 합격자를 정해놓거나 뇌물을 받고 합격시키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훗날 공무직에 합격한 지인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듣고 지금까지의 결과가 당연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솔직히 공무직 시험을 쉽게 생각했어요. 채용공고만 확인하고 체력시험과정, 종목 등 구체적인 내용은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시험정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준비 여부가 합격과 불합격이라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세부적인 것들을 면밀하게 확인하고 준비해야지. 대충 준비해서는 절대로 합격할 수 없습니다.”
공무직 시험은 채용기관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만 체력시험이 있는 경우가 많다. 체력시험은 주로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20kg 물건 들고 앉았다 일어나기 등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정해진 시간 내에 끝내야 한다. 한 종목당 3점을 획득할 수 있으며 시간을 초과할 경우 감점된다.
그는 몇 차례 도전 끝에 서울특별시 서부토토사이트추천 공무직 시험에 합격했다. “이번 시험도 예전처럼 공고만 확인하고 도전했더라면 합격할 수 없었을 겁니다. 시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여 준비하였고, 면접 때는 탈북민임을 밝히면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밝힌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 같습니다.”
일에 대한 사명감과 보람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토토사이트추천는 해마다 4월이면 도로를 정리하고 포장하는 작업을 한다. 5개 구역 도로에서 진행되는 작업은 쉽지 않다. 겨울철 예상치 못한 폭설로 제설작업을 할 때는 사업소 대기실에서 숙식하면서 작업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번은 담당 구역 토토사이트추천가 부풀어 올랐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현장에 도착한 그는 정비차에서 내려 곡괭이로 토토사이트추천를 파기 시작했다. 모범을 보이고 싶어 한 행동이었지만 주변 동료들이 웃으며 말렸다. 남한에서는 토토사이트추천를 파고 메우는 작업을 전부 기계가 하는데 북한처럼 생각하고 곡괭이로 무작정 땅을 판 것이다.
“처음에는 토토사이트추천 복구에 필요한 기계를 다룰 줄 몰라 애를 먹었고 겨울에는 폭설로 인한 제설작업이 힘들었죠. 그래도 북한과 비교하면 노동 강도가 센 건 아닙니다. 항상 비상 상황이 발생하는 건 아니어서 여유 시간도 있고, 중요한 것은 노동이 주는 즐거움과 자부심입니다. 우리가 복구한 토토사이트추천를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사명감도 생기고 괜히 뿌듯했어요.”
중앙분리대가 넘어져 통행에 불편을 주면 빠르게 출동해 장애물을 수거하고, 파인 토토사이트추천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게 제때 복구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정년이 보장된 직장에서 일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다고 했다. 공무직도 매년 연봉이 인상되고 복지카드가 주어지며, 자녀 학자금이 지원되어 처우도 만족할 수준이라고 한다. 정규 근무 시간 외 초과 근무를 하거나 야간 근무를 하면 당연히 상응하는 수준의 수당도 받는다.
“공무직으로 일하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해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공무직은 초봉이 낮다면서 지원하지 않더라고요. 입이 아플 정토토사이트추천 설명해도 관심도 없고 당장 돈을 많이 주는 회사에 몰리는 거죠.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작업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맡은 바에 성실히 임하고 있는 토토사이트추천 씨, 안전모자 아래로 밝은 햇빛이 비쳐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