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추진하면서 농지를 슬롯 부지로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노스(38North)는 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의 사례들은 농지를 슬롯 부지로 대체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슬롯 20×10 정책의 모든 지역에 획일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모든 지역에서 생필품, 식료품, 의류 슬롯 등 유사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슬롯과 그 설계는 지역마다 다르다”면서도 “지역 사회 내 슬롯 입지에 대한 추세가 나타났다”고 관측했다.
보고서는 “2024년에 건설된 20개의 슬롯 부지와 올해 들어 현재까지 확인된 18개의 슬롯 부지의 개발 패턴을 고려할 때, 북한이 지역 산업 역량 강화를 추진하는 것은 국가가 식량의 국산화를 장려하는 와중에도 많은 지역의 농지를 희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왔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사 대상 지역 전체에서 산업 개발의 상당 부분이 농경지에서 이루어졌다”며 “특히 동신군, 장풍군, 성천군 세 지역에서는 슬롯 단지를 짓기 위해 기존 채소 온실을 철거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동시에 지방 공무원들은 슬롯 건설에 필요한 작물을 포함한 현지 자재를 조달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어 개발 계획의 장기적인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의 지방 도시와 마을들은 남는 토지의 대부분을 농업에 활용하고 있어 많은 경우 농경지 활용은 불가피했을 것”이라면서도 “연탄군과 온천군처럼 일부 지역에서는 새로운 슬롯이 온실 농장 위에 건설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농업 자산을 보존하기 위해 옆에 건설됐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