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 잠수함연구소장(예비역해군대령, 손원일함 초대함장, 해군사관학교 초빙교수)

북한은 1월 25일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해상(수중)대지상전략순항유도무기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순항파라오 슬롯은 7,507~7,511초(2시간5분7초 ~2시간5분11초) 사이 타원 및 8자형 궤도로 1500km를 비행하여 표적을 명중했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북한의 이번 도발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들어가기 전에 필요한 몇 가지 상식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순항파라오 슬롯과 탄도파라오 슬롯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순항파라오 슬롯(Cruise Missle)은 이렇게 지형지물을 인지하면서 위험물을 피해서 저고도로 곡선 비행을 하여 표적을 맞추는 파라오 슬롯이고, 탄도파라오 슬롯은 포탄을 쏜 것과 같이 이렇게 고고도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서 중력으로 떨어지는 파라오 슬롯입니다.

그럼 순항파라오 슬롯과 탄도파라오 슬롯 중 어느 것이 더 위협적일까요?

그건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둘 다 위협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탄도파라오 슬롯은 비행속도가 빠르고 파괴력이 세지만 정확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순항파라오 슬롯은 비행속도가 느리고 파괴력이 약한 반면 높은 정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쏜 순항파라오 슬롯은 전략순항파라오 슬롯이라고 하는데 전략순항파라오 슬롯은 일반순항파라오 슬롯과 달리 핵탄두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1000km 이상 원거리를 비행할 수 있고, 해상에서 쏘더라도 내륙 깊숙이 있는 육상핵심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에 수중대지상전략순항파라오 슬롯을 쏘았다고 했습니다. 종합해보면, 핵무기를 탑재하고, 1000km이상 장거리를 비행하여, 육상핵심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 발사 순항파라오 슬롯 발사 시험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자 그럼 이정도의 상식을 가지고 분석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북한의 SLCM(잠수함발사순항파라오 슬롯) 도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북한은 2023년 3월 12일 8.24영웅함에서 전략순항파라오 슬롯(SLCM) 2발을 발사했고, 발사된 파라오 슬롯 2기는 1500km를 비행하여 육상표적에 명중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이 발표는 좀 의외였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2015년부터 잠수함발사탄도파라오 슬롯(SLBM) 도발을 계속해왔고 북극성 1,2,3,4,5 등으로 계속 더 큰 SLBM을 선보여 왔는데 갑자기 소형인 잠수함발사순항파라오 슬롯(SLCM) 도발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북한은 2023년 9월 6일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김군옥영웅함의 진수식을 거행했습니다.

이 잠수함은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조한 잠수함인데,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고도 한 이 잠수함의 임무는 다양한 전술핵무기를 탑재하고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잠수함에는 수직발사관이 총 10개가 있으며 대형발사관 4개에는 소형 탄도파라오 슬롯(SLBM), 소형발사관 6개에는 순항파라오 슬롯(SLCM)을 탑재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 잠수함은 현재 북한이 보유한 가장 큰 잠수함입니다. 그럼에도 2000톤급인 이 잠수함에는 대형탄도파라오 슬롯을 탑재할 수 없고 소형탄도파라오 슬롯과 순항파라오 슬롯이 주 무장이므로 북한은 여기에 탑재할 순항파라오 슬롯을 개발 중인것으로 판단됩니다.

아직 김군옥영웅함은 전력화가 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도 정비 및 각종 성능시험(항해시험, 장비시험, 무장시험 등)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작년 2024년 1월 28일 08시경 북한 신포 인근해상에서 미상 순항파라오 슬롯 수 발을 포착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이 잠수함발사전략순항파라오 슬롯<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으며, 이 파라오 슬롯들이 7,421초(약123.7분) 7,445초(약124분) 비행 후 섬목표를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때 수중 플랫폼을 이용했는지 실제 잠수함에서 발사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상이 지금까지 북한의 SLCM 도발이었는데 이번에 다시 도발한 것입니다.

그럼 이번 도발은 이전과 무엇이 다르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발사탄수

몇 발을 발사했을까요?

“발사된 전략순항미싸일들은 7,507~7,511s간 1,500㎞의 비행구간을 타원 및 《8》자형궤도를 따라 비행하여 표적을 명중타격하였다.” 고 했습니다.

비행시간을 정확히 말하지 않고 범위로 말하고 , 비행패턴을 타원 및 8자형로 밝힌 것으로 보아 2발이상을 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탄도파라오 슬롯 발사는 1발씩, 순항파라오 슬롯은 2발씩 발사해 왔습니다. 순항파라오 슬롯은 다양한 비행패턴을 그리며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타격하여 대응을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2발 이상임을 암시했지만 2발을 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2. 발사플랫폼

북한은 정확히 어디서 어떤 플랫폼으로 쏘았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김정은이 육상에서 참관하는 사진을 보아 잠수함을 이용한 것은 아니며 저수심(10미터이내)에 설치된 수중플랫폼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이 해상일수도 있고 내륙 저수지일수도 있습니다.

3. SLCM을 잠수함에서 쏘지 않은 이유

SLCM을 개발했다고 하면, 최종적으로 잠수함에서 발사해야 합니다. 파라오 슬롯을 개발하는 과정에 육상에서 쏘아보고 그 다음 수중 발사플랫폼에서 쏘아보고 마지막으로 잠수함에서 쏘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북한은 이미 수중에서 잠수함을 이용하여 순항파라오 슬롯 발사를 한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수중에서 발사시험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번 발사장면은 더 육상쪽에서 발사를 했습니다. 시험수준으로 보면 업그래이드가 아니고 다운그래이드 된 것입니다.

4. 이전 도발과 차이점

이번 도발은 일개 사건으로 볼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있었던 일련의 북한의 수중 도발의 과정에서 보아야 하겠습니다.

북한은 2015년 수중탄도파라오 슬롯 발사시험이후 각종 탄도파라오 슬롯과 순항파라오 슬롯, 핵어뢰, 잠수함 개조 등 군사도발의 중점을 수중에 두고 끊임없는 도발을 해 왔습니다. 그 도발은 계속 새롭고 예측 불가하고 더 강도 높은 도발이었습니다.

그런데 2024년 중에는 1월 28일 수중 순항파라오 슬롯 두 발 발사 외에 한해동안 이렇다 할만한 수중도발이 없었습니다. 2024년은 이전 10년 가운데 수중도발이 가장 미미했던 한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년 가까운 수중도발의 공백기 다음에 나온 이번 도발은 이전과 비교해 보면 별로 새롭지도 않고 위협적이지도 않은 것입니다. 김정은이 현장지도까지 할 정도이면 이전과 다른 뭔가 새로운 것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는 것입니다.

5. 도발 시기

북한의 이번 도발은 올해 들어 첫 도발이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첫 도발입니다.

북한의 이번 보도내용을 보면, 이전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짧은 보도였고,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고, 표현도 “주변 국가들이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등 크게 자극적이지 않고 절제된 문장을 사용했습니다.

일년 가까운 공백기간 뒤 나온 이번 수중도발 배경에는 북한의 수중 핵전력 개발에 기술적 한계가 있음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수중도발을 멈출 수 없는 북한의 입장에서 도발의 종류와 시기를 이번으로 정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종합해 보면

북한의 SLCM 발사자체는 위협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소형화해서 순항파라오 슬롯에 탑재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북한의 핵탑재 SLCM이 전력화된다면 우리에게 새로운 위협이 됩니다. 북한은 이미 개발한 잠수함 발사 탄도파라오 슬롯에 이어 순항파라오 슬롯까지 갖추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북한잠수함의 핵공격 수단으로 대량파괴(SLBM)와 정밀타격(SLCM)이라는 투트랙을 갖추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북한의 이번 도발을 지난 10동안 지속해온 북한의 수중도발의 트랜드 속에서 보면 이번 도발은 임팩트가 약하다라는 느낌입니다.

북한이 현시점에 뭔가 보여주려면 김군옥함이 해상에서 김정은을 태우고 나가서 쏘아야 할 시점입니다.

전체적인 북한의 수중도발에 있어 뭔가 기술적 완성도를 구현하기가 어려움에 봉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앞으로 북한이 또 어떤 수중도발을 이어갈 지 주시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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